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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보스 vs 리더 - 원익테라세미콘 DS제어기술팀 팀장 김계현

2020.05.25

높은 자리에 앉아 팀원들에게 일을 지시하고 채찍과 당근을 번갈아 내미는 상사의 시대는 끝났다. 본인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팀원들의 의견을 들을 줄 아는 사람, 포용을 ‘하는’것이 아닌 포용을 ‘이끌어 내는’사람이 진정한 리더의 시대를 연다.

 

단단한 껍질 속 따뜻한 마음

태풍 솔릭이 한반도의 허리를 감싸던 날, 쏟아지는 폭우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던 김영현사원. 부산한 와중에 울리는 핸드폰을 보니 ‘김계현 팀장님’이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떨리는 손으로 켠 메신저에는 ‘태풍으로 인해 날씨가 좋지 않습니다. 늦어도 괜찮으니 무리하지 말고 조심해서 오세요.’ 세상에. 이 비를 뚫고 출근할 생각에 앞이 깜깜했는데 덕분에 한 숨 돌릴 수 있겠다.

가까스로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하던 중, 팀장님에게서 면담 요청이 왔다. 오늘 잘못한 게 있나 돌아본다. 없는데. 그럼 어제는? 지난주에는...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면담실에 들어가자, “오늘 출근하느라 힘들지 않았어?”하며 온화한 표정으로 앉아계신 팀장님이 보인다. 그 후로도 팀장님은 일상적인 이야기와 건강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 하셨고 김영현 사원 역시 긴장이 풀어진 듯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면담을 끝낸 김영현 사원은 조금 아리송하다. ‘이런 대화를 나누려고 면담을...?’ 그의 표정을 알아 챈 권혁기 과장이 김영현 사원의 어깨를 툭툭 털어주며 답을 알려준다. “하하. 왜 이런 면담을 하나 싶지? 그게 다 너 컨디션 살펴보려고 그러시는 거야. 힘든 일은 없는지, 아프진 않은지 알아야 뭐든 도와주실 수 있으니까.” 김 사원은 그제야 의문이 풀린 듯 환하게 웃는다. 자리로 돌아가는 김사원의 뒷모습을 보며 권 과장은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2011년, 권과장이 김팀장을 처음 만났을 때 느낀 인상 역시 ‘무섭다’였다. 마동석을 연상시키는 다부진 몸에 짧게 깎은 머리, 타석에 선 추신수가 공을 고르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까지. 이제 우리는 큰일 났구나 하고 긴장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신입사원이 많던 당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팀 분위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 명 한 명을 불러다 면담을 하고 모난 원석들을 각자의 쓰임에 맞게 가공하는 그의 모습은 권과장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의외의 귀염성으로 ‘마블리’라는 애칭을 얻어 사랑받듯, 김계현 팀장 역시 첫인상과 상반되는 따뜻함으로 팀을 안았다.

 

자유는 화합의 첫 단추

최성준 과장은 업무 외 시간에 김계현 팀장과 사이클을 탄다. “팀장님은 건강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세요. 몸이 튼튼해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고 가정도 돌볼 수 있다고요.” 주말마다 짧으면 50km, 길면 100km의 강행군을 하면서도 지친 기색은 찾을 수 없고 누군가 뒤처지거나 사이클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멈춰서 자신의 일처럼 돌본다. 최과장은 김팀장이 업무 외에서까지도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에 ‘이 사람은 모든 일에 진심이구나.’하고 깨닫게 됐다. 그 진심은 타 부서에까지도 전달된다. 얼마 전 보쌈 회식이 그렇다.

“보쌈집에 와서 보쌈만 먹으란 법 없어요. 먹고 싶은 거 시켜 드세요.”김 팀장의 말에 모두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외친다. “쟁반국수요!”, “막걸리 마실까요?” 설계 파트와 제조 파트의 합동 회식, 두 파트는 서로 공생하는 관계이지만 은근한 신경전이 있다. 제조파트에서 설계파트가 설계한 부분의 문제점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 당연한 업무이지만 문제가 발견되면 마음이 상하기 마련. 김 팀장은 이로 인해 감정의 골이 생기지 않도록 두 파트 간 화합을 더 돈독히 하려 노력한다. 하나로 감싼다는 의미에서 보쌈만한 것이 있을까. 두 파트는 잔을 부딪히기도 하고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겁게 화합한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이 자리를 뜬다. 무슨 일일까? “어떤 회식이든 배가 부르면 집에 가도 된다. 여자 친구와 데이트가 있으면 회식에 안 와도 된다. 개인의 사정이 무엇이든 억지로 핑계를 대지 않아도 된다. 김 팀장님의 철칙이에요. 강요는 절대 없어요.”최 과장의 말에 옆에 있던 이재규 과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팀장님은 1차까지만 함께 하세요. 더 놀고 싶다면 사이클을 하시면 됩니다.”하고 하하 웃는다.

자신이 맡은 일은 100%의 완성도로 끝내고 팀원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기 위해 애쓰면서도 타 부서와의 협력까지 이끌어내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런데 김계현 팀장은 그 어려운 걸 해 내기에 팀원들의 신뢰와 존경을 한 몸에 받는다.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리더

안녕하세요 DS제어기술팀 팀장 김계현입니다. 저는 2011년, 원익테라세미콘에 오게 됐습니다. 제가 좋은 리더로 추천을 받아도 될는지 모르겠네요. 부끄럽기도 하고 팀원들에게 고맙기도 합니다. 저는 제가 사원시절 겪었던 상사의 안 좋은 모습은 하지 않으려 굉장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상사의 개인적인 감정이 팀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선 늘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요, 특히 인사고과에 관해서는 감정이 섞이지 않도록 연시에 미리 조직원들과 합의를 합니다. 또 팀원들이 면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웃음) 이전에 다니던 회사의 상사께선 면담을 4시간씩 하던 분이었어요. 의견을 관철하겠다고 마음먹고 들어가서도 설득에 지쳐 돌아오곤 했죠. 저는 그 분께 면담은 두려운 자리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과 설득은 시간이 아닌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저에게도 철없던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원익에 오기 전, 저는 ‘내가 제일 업무를 잘하고, 무슨 일이든 내가 관여해야 일이 잘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자만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원익으로 이끌어 주신 선배님들 덕에 제 기술력의 위치와 팀워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덕분에 업무에 있어서는 임파워먼트를 가장 중요시하게 됐는데, 상사에게 보고를 할 때 팀원들이 자신의 실적을 자랑할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보고의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직접 의견을 이야기 하고 나면 함께 일하는 의미를 알게 될 테니까요.

또한, 타 부서와 협업을 위해 대화의 장을 많이 만듭니다. 원익테라세미콘에서 출하하는 제품은 한 부서가 만들 수도 없으며, 한 부서라도 빠지면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습니다. 고객에게 좋은 제품을 전달하고자 다 함께 노력해야 하죠.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고 회사의 자원은 곧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직원들이 건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 1, 2회의 주기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일했으면 하는 게 제가 직원들에게 바라는 한 가지입니다. 아, 꼭 운동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저는 팀원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기억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웃음). 그래서 팀원들에게 업무의 방향을 넘어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도 작든 크든 적절한 조언을 해 주려 노력하는데 혹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고민이 됩니다. 그런데 저를 좋은 리더로 추천해 준 것을 보면 그렇지만는 않은가 봅니다. 하하.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팀을 아우르는 리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