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의 첫걸음, ‘호칭 개선’]
최근 조직 내 호칭 개선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7단계로 나뉘어 있던 임원 직급을 5단계로 축소했으며, 네이버는 임원들의 호칭을 ‘리더’로 통일했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 직원의 호칭을 ‘TL(기술 리더)’로 통합했으며, SK텔레콤과 CJ는 상호 존중을 위해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호칭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대기업을 필두로 수많은 회사가 수십 년간 고착화된 호칭을 수평적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업들은 왜 수평적 호칭을 도입하는 것일까. 답은 명료하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과거에는 선진적인 기업 사례를 롤 모델로 삼아, 그들을 빠르게 따라가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조직이 하나의 목표에 따라 신속・정확하게 움직여야 했고, 자연스럽게 상명하복식 호칭과 조직문화가 뿌리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창의성과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 오래도록 살아남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윗사람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기보다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나누고 발전시키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그 첫걸음은 일상적으로 쓰이는 호칭을 수평적으로 바꾸는 일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선진 기업들과 원익 전사가 호칭 개선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된 이유다.
[‘님’으로 고양된 소통과 존중]
호칭 개선 프로젝트는 원익머트리얼즈로부터 출발했다. 원익의 전사 인사담당자를 중심으로 호칭 개선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고, 그 결과 원익머트리얼즈가 프로젝트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뒤 전사 확대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원익머트리얼즈는 노사협의회와의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고, 주요 추진 활동을 수립・준비하는 동시에 호칭 개선 관련 내용을 임직원에게 공유했으며, 작년 5월 1일부로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호칭 개선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원익머트리얼즈 신진섭 인사팀장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사우들이 많았다”라며 오랫동안 지속돼 온 호칭 개선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 및 개선 활동 덕분에 시행 1년 만에 새로운 호칭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 더불어 지위고하와 나이에 관계없이 상대방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고양되고 있으며, 이제는 호칭 개선 프로젝트를 달가워하지 않던 사우들도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책으로 서로를 부를 때는 이름을 쓸 일이 없었는데, 새로운 호칭과 함께 이름을 부르다 보니 동료들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는 사우들이 많습니다. 한편 여전히 기존의 호칭을 쓰는 게 좋다고 말씀하시는 사우들도 존재하는데요. 새로운 호칭이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거라고 예상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2년간 호칭에서 비롯된 존중과 혁신의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지속적 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가다]
원익머트리얼즈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만큼, 올 하반기에는 호칭 개선 프로젝트가 원익 전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호칭 개선 프로젝트는 원익 전사에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이다. 원익 기획조정실 인사기획팀 최윤영 부장은 “호칭 개선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마법의 열쇠라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고 있다”며 호칭 개선 자체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호칭 개선 프로젝트 전사 시행의 첫 번째 목표는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번 호칭 개선이 서로를 존중하는 밑바탕으로 작용하고, 다채로운 아이디어의 공유와 발전을 통해 개인과 조직 모두의 긍정적 혁신을 불러오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칭 개선 프로젝트는 시작일 따름이다. 원익은 앞으로 전사에 수평적 조직문화가 깊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템과 프로젝트를 꾸준히 발굴・시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형성된 존중과 혁신의 분위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원익 전사의 지속적 발전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